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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3발령 후 첫 학기에 충북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며 가장 감탄했던 점 중 하나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성과 문제해결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학교에 해결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지 학생들끼리 토의하여 의견을 모으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점이 매우 놀라웠는데, 그 자기주도성이 크게 발휘된 사례 중 하나가 현재 충북과학고 본관의 모습에 담겨있다. 교육 3주체가 합심하여 2년 동안 본관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이끌었는데, 특히 학생들이 똘똘 뭉쳐 장시간 공간혁신 TF팀을 운영해 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2023년 5월에 리모델링이 완료된 본관 건물에 첫 걸음을 내딛었을 때 눈 앞에 펼쳐진 도서관의 모습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었다. 본관은 총 4개의 층으로 되어 있는데, 학생들이 가장 오래 토의하고 가장 많은 의견을 주고 받은 공간이 1층 도서관이라고 전해 들었다. 1층 거의 전체가 도서관으로 구성되었기에 그 규모가 매우 크기도 했거니와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요구 사항이 가장 많이 반영된 공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학생 TF팀 친구들이 도서관 리모델링을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한 결과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학교 공간들이 벽으로 막혀 있었기에 열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둘째,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탐구와 실험을 많이 하는 까닭에 심신이 지친 학생들을 위해 심리적으로 편안한 공간이 필요하다. 셋째,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점을 반영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었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도서관은 어떤 곳일까 의견을 모은 결과, 충북과학고 학생들은 탐구와 실험을 위해 노트북 활용을 많이 했기에 노트북 활용 공간이 필요했다. 또한 기존처럼 독서실 같은 환경에서 자습할 수 있는 공간도 계속 필요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밤까지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학생 TF팀은 고교학점제가 적용된 이후의 학교 모습을 예측하며 공강시간에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반영했다.공간혁신 TF팀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토론하며 만든 도서관은 공간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열린 도서관이 되었다. 1층 전체를 복합공간으로서의 도서관으로 만들었는데, 특히 층고가 높은 1층의 특징을 살려 중이층으로 공간을 확장시켜 공부도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점이 돋보인다. 학생들은 도서관 곳곳에 이름을 붙였다. 스터디 카페같은 분위기의 ‘사름터’와 테라스를 열면 바깥과 연결되는 개방적인 공간인 ‘청운터’, 창을 통해 밖을 바라보며 공부할 수 있는 ‘사름 테라스’, 자유롭게 책을 읽고 토의를 할 수 있는 ‘사름 아고라’, 조용한 공간에서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dB_0’, 소규모 회의나 스터디를 할 수 있는 ‘dB_1’, 공부를 하다가 앉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사름 마루’가 도서관을 이루고 있는 공간들의 이름이다. 다양한 공간 구성으로 자유롭게 학습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도서관을 새롭게 구성하며 학생들은 공간혁신 비전 관련 키워드를 네 가지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 학교 도서관을 보면 그 비전이 모두 이루어졌다.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공부하는 공간, 스트레스 해소가 충분히 가능한 공간, 다양한 취미활동이 가능한 공간, 편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 현재 충북과학고 도서관의 모습이다. 우리 충북의 과학 인재들이 꿈을 펼치고 미래를 위해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도서관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충북과학고 교육 가족 모두가 노력할 것이다.충북과학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