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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내용이 좋은 책이라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일단 재미가 있어야 동기가 생기며 책이 가진 가능성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도서관은 평소 아이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발견해 주어야 하며, 관련 분야의 도서를 추천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도서관에서의 새 책 이벤트, 주제별 상황별 시기적절한 북 큐레이션 등은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책 읽기로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넷째, 자유롭게 규칙적으로 책 읽을 시간을 줍니다.학교(도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아무 간섭 없이 책 읽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몰입의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주어지는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특히 독후 활동에 대한 부담 없이 편히 읽을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책 읽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다섯째, 촘촘한 어휘망 만들어 진정한 의미의 어휘력을 키워 줍니다.이 시기에 어휘망을 얼마나 촘촘하게 넓혀줄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문해력을 키우는데 어휘력이 필수인 이유는 낯설고 어려운 어휘는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흥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 어휘를 지도하는 방법과 낯선 어휘를 만나도 읽기를 포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진정한 어휘력을 키우려면, 어휘의 뜻을 문맥 안에서 스스로 유추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합니다. 그런 후 사전의 뜻을 찾아 비교해 보고 짧은 예시문을 지어보면 단어의 뜻을 더 이해하고 잘 기억하게 됩니다. 낱말을 배울 때 낱말을 아는지 모르는지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알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휘는 학습이 아니라 습득이기 때문입니다. 즉, 일상생활 및 학습 상황에서 스스로 어휘를 학습하는 전략을 가르치거나 사회‧과학과 같은 교과 내용에 등장하는 어휘를 익히고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의도적인 어휘 지도가 꼭 필요합니다.여섯째, 초등학교 도서관은 소리내어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도서관은 조용히 책 읽는 공간이 아닌 소리내어 책 읽는 공간과 기회가 필요합니다. 소리내어 읽기 연습이 충실히 이루어지면 해독이 자동화되고 효율화되기 때문에 남은 에너지를 ‘이해’하는 것에 전부 쓸 수 있습니다. 이해가 더 쉬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묵독이라는 부분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수준 높은 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 유창성은 읽기 기능 신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소리내어 읽을 때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 학교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흥미로운 짧은 글(약 2분 이내로 읽을 수 있는 글)로 경쟁의 요소를 없애고 축제처럼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소리 내어 읽기 한마당”을 열기도 합니다.끝으로, 개인적 독서에서 나아가 사회적 독서로 이끌어 줍니다.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인구 감소로 인해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개인적 독서에서 함께 공유하는 사회적 독서로 전환하고, ‘개인’에서 ‘함께’로, ‘소유’에서 ‘공유’로 독서 가치를 확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함께하고 공유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책 동아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책 동아리 활동은 낭독하기, 필사하기, 질문하기, 감상 나누기, 토론하기, 통합적으로 읽고 활동하기 등 다양합니다. 아이들은 책 동아리 활동을 통해 독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책 동아리를 통해 원만하고 질 좋은 또래 관계를 맺을 수 있고, 평소에 관심이 없던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의 토론을 통해 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래들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면서 유대를 쌓고, 협력하는 경험을 많이 해야 합니다. 책 동아리에서 질문하기, 설득하기, 공감하기, 협업하기 등 의사소통 능력과 협력 능력은 요즘 더욱 강조되고 있는 삶의 기술입니다. 도서관의 풍부한 읽기 환경은 더 많은 독서를 하게 되고, 즐거운 독서는 학생들의 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함께하는 독서’를 안전하고 풍부한 문해 환경인 학교도서관에서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1415초등학교 도서관에서의 문해력 교육<참고문헌>1. 최나야, 정수정(2021~2022), 초등 문해력을 키우는 엄마의 비밀 1-3, 로그인2. 정수정(2017). 초등학생 읽기동기 척도 개발 및 타당화.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3. 정수정, 최나야(2017). 초등학생 읽기동기 척도의 타당화 및 규준 연구, 아동교육, 27(1), 215-240.4. 스티븐 크라센(2013), 크라센의 읽기혁명, 르네상스.